나태주 짧은 시 안개가 짙은들. 비바람 설친들 피는 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안개가 짙은들 /나태주 안개가 짙은들 산까지 지울 수야 어둠이 깊은들 오는 아침까지 막을 수야 안개와 어둠 속을 꿰뚫는 물소리, 새소리, 비바람 설친들 피는 꽃까지 막을 수야. 🍒 ❄출처 : 나태주 시집, 『나태주 대표시 선집: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푸른길, 2017. 🍎 해설 지난 2월 4일은 입춘이었다. 곧 우수, 경칩이다. 겨우내 웅크렸던 땅이 살짝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리 ‘안개가 짙은들’ ‘어둠이 깊은들’ ‘비바람 설친들’ 멀쩡한 산을 지울 수 없듯이 오는 아침을 막을 수 없다. 안개와 어둠속을 꿰뚫는 물소리, 새소리를 안 들을 수 없듯이 피는 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엄동설한 뒤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