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나의 본적. 나의 본적은 인류의 짚신이고 맨발이다. 나의 본적(本籍) /김종삼 나의 본적은 늦가을 햇볕 쪼이는 마른 잎이다. 밟으면 깨어지는 소리가 난다. 나의 본적은 거대한 계곡이다. 나무 잎새다. 나의 본적은 푸른 눈을 가진 한 여인의 영원히 맑은 거울이다. 나의 본적은 차원을 넘어 다니지 못하는 독수리다. 나의 본적은 몇 사람밖에 안 되는 고장 겨울이 온 교회당 한 모퉁이다. 나의 본적은 인류의 짚신이고 맨발이다. 🍒 ❄출처 : 김종삼 시집, 『김종삼 전집』, 나남, 2005. 🍎 해설 본적(本籍)은 호적이 있는 곳, 어떤 사람이 태어나고 살던 곳이다. 한 사람의 정체성, Identity다. 시인은 자신의 본적을 찾아 해멘다. 자신의 본적은 늦가을 햇볕 쪼이는 마른 잎이었으나 밟으면 깨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