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좋은 시 눈 오는 밤에. 질화로 속의 군밤. 빨간 불씨. 하얀 눈, 그리고 인정. 눈 오는 밤에 /김용호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매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매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 ❄출처: 김용호 시집 시원 산책, 정연사(精硏社), 1964. 🍎 해설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한 해였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연말의 추운 겨울밤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