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인연설1. 한용운 시인의 <사랑학 개론>.
인연설1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
❄출처 : 한용운 시집, 『한용운전집』, 대한불교문화연구원, 2006.
🍎 해설
원래 이 시는 한시漢詩다. 인연설1, 2, 3으로 되어 있다. 한용운 시인의 <사랑학 개론> 서론 1, 2, 3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는 그 중 첫 번째 시인 인연설1이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단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 것이 사랑의 진리라고 한다.
잊고 싶을 땐 잊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이다. 정말 잊고 싶을 땐 잊는다는 말이 없는 법이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별-갈등-희망-만남’이라는 한용운 시인의 사랑학 개론의 서론 부분을 읽는듯한 느낌을 주는 시다. 뭔가 가슴에 와 닿는 사랑시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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