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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좋은 시 벌레 먹은 나뭇잎.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출처 : 이생진, 벌레먹은 나뭇잎, 기다림,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 해설
가을에 벌레 먹은 나뭇잎을 보며 벌레가 살아가도록 자기를 내어준 것이라 생각한 시인의 감성에 모두 놀란다. 벌레 먹은 잎사귀의 흠집에서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시인은 아름답게 노래한다.
희생은 고귀하다. 사회를 끌어 오는 원동력이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서도 의미를 생각하며 가을의 흔적을 음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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