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정끝별 짧은 시 밀물

무명시인M 2021. 7. 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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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 짧은 시 밀물.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정끝별 짧은 시 밀물. 짧지만 깊이가 있는 아름다운 시다.

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출처 : 정끝별, 밀물, 흰 책, 민음사, 2000.

 

🍎 해설

밀물처럼 밀려오는 늦은 저녁, 가까스로 일과를 무사히 다 마치고 집(항구)에 돌아 온 두 척의 배, 일터에서 돌아 온 두 부부는 나란히 누워 오늘도 힘들었지?” 서로를 위로한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를 사람의 배로 생각해도 좋다.

 

거친 풍랑 속에서 바닷일을 끝내고 무사귀환한 어부와 그 무사귀환을 반기는 아내의 위로가 있는 한 그 집은 행복하다. 아내가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남편이 , 바다가 잠잠해서.” “당신도 힘들었지.” 두 사람은 서로의 수고와 고난을 감싸 안으며 위로한다.

 

부부이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상대방의 풍랑과 상처를 온몸으로 서로 느끼고 이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는 시적 메시지를 간결하고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다.

 

🌹 정끝별 시인은

정끝별 시인의 끝별은 필명이나 예명이 아니라 본명이다. 그녀의 부모는 아마도 세상에서 끝내 빛나는 별이 되리라는 소망을 담아 이런 예쁜 한글 이름을 지어준 듯하다.

 

그녀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대학을 나와 박사가 되고 그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만하면 끝내 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은 아직 빛나는 별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녀는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시인으로 시작활동을 활발히 계속하고 있다.

 

시인의 부모님이시여, 이제 끝별에게 말씀해 주세요.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너는 우리의 장한 끝별이다.”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Photo Source: www. unsplash.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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