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문정희 이별 이후

무명시인M 2025. 5. 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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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이별 이후.

문정희 이별 이후. 사랑이 사소한 일이 되어가는 시대는 슬프다.

이별 이후

/문정희

너 떠나간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이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

그 사람 되어가며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

 

출처 : 문정희, 사랑의 기쁨: 문정희 시선집, 시월, 2010.

 

🍎 해설

이별 후에도 오히려 잠 잘 자고, 밥 잘 먹고, 아무 일 없었던 듯 태연하게 살아가는 시대는 슬프다.

 

헤어진 후 사랑했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일은 정말 슬픈 일이다. 그런 시대는 슬프다. AI 시대가 그런 시대가 아니길 바란다.

 

너 떠나간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이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

그 사람 되어가며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을 떠넣는 일이다
옛날 그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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