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한경옥 까치

무명시인M 2024. 2.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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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옥 까치.

한경옥 까치. 첫 눈 내린 아침. 까치의 첫 발자국.

까치

/한경옥

첫눈 내린 아침

설원에 첫 발자국 찍는다고

설레지 마라.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 🍒

 

출처 : 서정시학 2023년 겨울호, 서정시학, 2023.

 

🍎 해설

이 짧은 시에는 기승전결의 논리가 있다.

뒤집어지는 전복의 미학과 번뜩임의 섬광 사이에 통찰과 서정의 뿌리를 그대로 응축하고 있다.

 

눈 위에서 종종걸음을 하는 까치는 봄이 오고 있다는 봄의 전령사다. 반면에 첫 눈 내린 아침 설원에 찍힌 까치의 첫 발자국은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다. 그런데 그 첫 발자국은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전복의 미학이 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대중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 길고 난해한 시 보다는 짧고 쉬운 시는 아무래도 대중성이 더 높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는 대표적인 4행시다. 4행시도 시인의 그런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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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린 아침

설원에 첫 발자국 찍는다고

설레지 마라.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

첫눈 내린 아침
설원에 첫 발자국 찍는다고
설레지 마라.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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