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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옥 까치. 첫 눈 내린 아침. 까치의 첫 발자국.
까치
/한경옥
첫눈 내린 아침
설원에 첫 발자국 찍는다고
설레지 마라.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 🍒
❄출처 : 『서정시학 2023년 겨울호』, 서정시학, 2023.
🍎 해설
이 짧은 시에는 기승전결의 논리가 있다.
뒤집어지는 전복의 미학과 번뜩임의 섬광 사이에 통찰과 서정의 뿌리를 그대로 응축하고 있다.
눈 위에서 종종걸음을 하는 까치는 봄이 오고 있다는 봄의 전령사다. 반면에 첫 눈 내린 아침 설원에 찍힌 까치의 첫 발자국은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다. 그런데 그 첫 발자국은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전복의 미학이 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대중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 길고 난해한 시 보다는 짧고 쉬운 시는 아무래도 대중성이 더 높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는 대표적인 4행시다. 이 4행시도 시인의 그런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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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린 아침
설원에 첫 발자국 찍는다고
설레지 마라. 이미
바람과 입 맞추고 햇살과 몸 섞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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