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이영광 1월 1일

무명시인M 2024. 1. 14.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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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1월 1일.

이영광 1월 1일. 새해에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11

/이영광

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몸을 풀고 싶다고

환하게 웃으며 왔다

 

어제 떠난 사람의 혼령 같은

새 사람이 왔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혀나가기로 하고

다 들이었다

같이 살기로 했다

무얼 머뭇거리느냐고 빈집이

굶주린 귀신처럼 속삭여서였다 🍒

 

출처 : 이영광 시집, 끝없는 사람, 문학과지성사, 2018.

 

🍎 해설

11일이 삼백예순네 개의 알을 품고 먼 길을 걸어왔다. 그 알을 무심히 깨트릴 수는 없다. 삼백예순 개의 나날을 알처럼 아끼고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새 사람들이다. 얼굴은 차차 익혀 나가기로 하고 이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 새해에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좋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새해의 하루하루를 살아 가자. 삶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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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품고 왔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혀나가기로 하고

다 들이었다

같이 살기로 했다

세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품고 왔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혀나기로 하고 같이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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