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이성복 슬퍼할 수 없는 것

무명시인M 2024. 1. 1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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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슬퍼할 수 없는 것.

이성복 슬퍼할 수 없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온다.

슬퍼할 수 없는 것

/이성복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끝내 못 가리라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오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 🍒

 

출처 : 이성복 시집, ,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

 

🍎 해설

누구에게나 슬퍼할 수 없고, 슬퍼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 온다. 풍뎅이가 한 번 엎어지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일어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소리치고 싶어도 말이 나오지 않는 슬픈 상황, 입이 있어도 그 입이 아무 소용 없는 그런 슬픔이다.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자신은 멈춰 있어도 눈은 녹고 봄은 온다. 주저앉아 있으면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결코 가질 못한다. 결국 해답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수없이 만나면서도 끝내 닿지 못하는 먼 산은 누구에게나 있다. 마음의 벽을 허물지 않는 한, 너는 나의 먼 산이고 나는 너의 먼 산이 될 수밖에 없다.

 

2024년은 갑진년이다. 이 값진 해에는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서로 조금씩 다가가서 먼 산은 있어도 끝내 못 가는 산은 없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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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끝내 못 가리라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오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긑내 못 가리라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오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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