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입춘 부근.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감동의 시 구절.입춘 부근 /장석남끓인 밥을 창가 식탁에 퍼다놓고 커튼을 내리고 달그락거리니 침침해진 벽 문득 다가서며 밥 먹는가, 앉아 쉬던 기러기들 쫓는다 오는 봄 꽃 밟을 일을 근심한다 발이 땅에 닿아야만 하니까 🍒 ❄출처 : 장석남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창비, 2017. 🍎 해설벼락처럼 나를 전율시킨 감동의 시 구절이 있다. 장석남 시인의 ‘꽃 밟을 일을 근심한다’이다. 일부러 꽃을 밟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봄에 길가의 틈에 돋아나는 꽃과 풀을 자신도 모르게 밟을 수는 있다. 특히 보도블록 사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작은 풀과 이름없는 꽃은 의식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밟고가는 일이 많다. 어디 입춘 부근뿐이겠는가? 걸어다니려면 발이 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