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탁번 좋은 시 밤. 이번 추석엔 성묘를 가십니까? 밤 /오탁번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벗기고 있다 *소도록이 : 수량이 꽤 많아서 소복하게 ❄출처 : 오탁번, 밤, 손님, 황금알, 2006. 🍎 해설 이번 추석에 성묘를 가십니까? 성묘길에 송이 째 떨어진 밤송이를 발로 비벼 벌어지게 해 보십시오. 당신의 삶은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중 어느 것인가요? 없다면 당신의 삶을 상징하는 밤 이름을 하나 작명해 보시죠. 당신이 소중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 동안 아이들은 알밤 줍는 재미와 평생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