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좋은 시 방심. 마음문의 빗장을 풀고 잠시 방심하라. 방심 /손택수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앞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 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 버렸다 집이 잠시 어안이 벙벙 그야말로 무방비로 앞뒤로 뻥 뚫려 버린 순간,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 젖히고 ❄출처 : 손택수, 방심, 목련 전차, 창작과비평사, 2006. 🍎 해설 양쪽으로 탁 트인 시원한 대청마루에 시인이 누워 있다. 앞뒤 문을 모두 열어 놓았다. 그때 제비 한 마리 날쌔게 얼굴 위로 지나간다.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