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쓸쓸한 세상. 사람들은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한다. 당신은? 쓸쓸한 세상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 ❄출처 :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5. 🍎 해설 쓸쓸함이란 인간 누구나 평생 안고가야하는 숙제이다. 아플 걸 빤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쓸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