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6월 기집애.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서정성이 풍부한 6월 시.
6월 기집애
/나태주
너는 지금쯤 어느 골목
어느 낯선 지붕 밑에 서서
울고 있느냐
세상은 또다시
6월이 와서
감꽃이 피고
쥐똥나무 흰꽃이 일어
벌을 꼬이는데
감나무 새 잎새에
6월 비단햇빛이 흐르고
길섶의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울면서 울면서
쑥굴헝의 고개 고개를
넘어만 가고 있는 쬐꼬만
이 6월 기집애야
돌아오려무나 돌아오려무나
감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쥐똥나무 흰꽃이 다 지기 전에
돌아오려무나
돌아와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 옆에서
우리도 양달개비 파란 꽃 되어
두 손을 마주 잡자꾸나
다시는 나뉘어지지 말자꾸나 🍒
❄출처 : 나태주, 『나태주시전집』, 고요아침, 2006.
🍎 해설
*기집애: 계집애의 사투리이지만, 계집애의 애칭으로 주로 쓰인다.
*쑥굴형: 현실에서 소외된 공간
이 아름다운 6월이 어느듯 절반을 지나려 하고 있다. 이 시에서 6월은 단순히 계절을 넘어, 세상의 변화와 함께 방황하고 슬퍼하는 한 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참 서정적이다.
소녀가 6월의 어느 낯선 곳에서 울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감꽃과 쥐똥나무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계절 속에서도 슬픔에 잠긴 소녀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결국 이 시는 6월의 겉모습과 소녀의 내면적 슬픔을 대비시키면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인간의 고독과 슬픔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6월의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분위기 속에서 소녀가 겪는 혼란과 방황이란 무엇일까? 당신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은 무엇인가? 인생의 덧없음인가?
너는 지금쯤 어느 골목
어느 낯선 지붕 밑에 서서
울고 있느냐
세상은 또다시
6월이 와서
감꽃이 피고
쥐똥나무 흰꽃이 일어
벌을 꼬이는데
감나무 새 잎새에
6월 비단햇빛이 흐르고
길섶의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은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울면서 울면서
쑥굴헝의 고개 고개를
넘어만 가고 있는 쬐꼬만
이 6월 기집애야
돌아오려무나 돌아오려무나
감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쥐똥나무 흰꽃이 다 지기 전에
돌아오려무나
돌아와 양달개비 파란
혼불꽃 옆에서
우리도 양달개비 파란 꽃 되어
두 손을 마주 잡자꾸나
다시는 나뉘어지지 말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