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좋은 시 봄날. 코로나19에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왔다. 봄날 /이문재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칼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 찰칵 백목련 사진을 급히 배달할 데가 있을 것이다 부아앙 철가방이 정문 쪽으로 튀어 나간다 계란탕처럼 순한 봄날 이른 저녁이다 ❄출처 : 이문재, 봄날,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 문학동네. 2014. 🍎 해설 중국집 배달원이 대학 캠퍼스에 음식 배달 왔다가 갑자기 철가방을 내려놓고 막 피기 시작한 목련꽃을 휴대전화 사진기로 찍고는 정문으로 나갔다. 계란탕같이 순한 봄날 풍경이다. 시인은 바쁜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