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류시화 빵

무명시인M 2025. 6.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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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빵.

류시화 빵. 빵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을 그린다.

/류시화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잘 구워진 빵

적당한 불길을 받아

앞뒤로 골고루 익혀진 빵

그것이 어린 밀이었을 때부터

태양의 열기에 머리가 단단해지고

덜 여문 감정은

바람이 불어와 뒤채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제분기가 그것의

아집을 낱낱이 깨뜨려 놓았다

나는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살았다

저 자신만 생각하느라고

제대로 익을 겨를이 없었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속까지

잘 구워진 빵 🍒

 

출처 :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무소의뿔, 2016.

 

🍎 해설

우리는 늘 빵을 즐겨 먹는다.

 

빵이 불길을 받아 앞뒤로 골고루 익는 모습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과 비슷하다.

 

어떤 사람은 덜 굽히고 어떤 사람은 너무 굽혔다. 어떤 사람은 적당히 잘 굽혔다.

 

우리가 빵을 먹으면서 고독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작은 기쁨을 나누기도 한다.

 

결국 이 시는 빵을 통해 인간의 삶과 고독, 그리고 희망을 묘사하고 있는 철학적인 시다.

철학적이지만, 서정성을 아울러 갖고 있는 훌륭한 시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잘 구워진 빵

적당한 불길을 받아

앞뒤로 골고루 익혀진 빵

그것이 어린 밀이었을 때부터

태양의 열기에 머리가 단단해지고

덜 여문 감정은

바람이 불어와 뒤채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제분기가 그것의

아집을 낱낱이 깨뜨려 놓았다

나는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살았다

저 자신만 생각하느라고

제대로 익을 겨를이 없었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속까지

잘 구워진 빵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잘 구워진 빵
나는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살았다
제 자신만 생각하느라고 제대로 익을 겨를이 없었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속까지 잘 구워진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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