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그때
한강 그때. 노벨문학상 수상자 韓江 작가의 시 정신.
그때
/한강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 🍒
❄출처 :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 해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韓江 작가의 詩 우수작품이다.
산다는 것, 그것은 치열한 전투다. 투지가 중요하다. 인생의 고통과 인생의 숭고함을 동시에 은유한 시다.
인생과의 첫 악수만으로 손뼈가 부서질 정도로 무서운 인생이지만 기꺼이 손을 내밀고 싶다고 시인은 다짐한다.
시인은 고통과 슬픔에 압도당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과 정면승부를 한다. 처절한 육박전을 벌인다. 헐떡이고 클린치하면서 눈두덩에 푸른 멍이 들어도 싸운다. 좌절하지 않고 용기 있는 자로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 시는 인생 투쟁가가 아니다. 응원가도 아니다. 인간 삶의 고통과 비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부딪히는 어떤 진실과 본질적인 정서들을 특유의 단단하고 무언가 반짝이면서 깨어 있는 경이적인 詩語로 아로 새겨온 한강 작가의 詩 精神이 응축되어 있는 시다.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